과연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까:인플레이션, 부동산, 가계부채(feat.환율)

오늘(6/19) 한국은행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현재 물가에 대한 진단과 향후 금리정책에 대한 기조 등을 브리핑했습니다.

올 들어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선택하면서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가 역대 최대 수준인 1.75%p까지 벌어지는 등 국책은행으로서는 과감한 결정을 해왔다.

그 근저에는 전년부터 고강도 긴축에 의해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억제되고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세계일보

하지만 생각보다 안정되지 않는 물가

올해 물가상승률이 ‘V자’를 그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7월 2%대까지 둔화됐다가 다시 높아져 연말에는 최종적으로 3% 내외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 둔화가 더딘 흐름을 보이는 데다 지난해 하반기 유가 하락 등으로 기저효과가 반대로 작용해 물가상승률이 다시 오를 것이란 예상이다.

한은은 19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 중반께까지 소비자물가에 비해 느린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상당 기간 물가 상승세는 목표 수준(2%)을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일보

지난 6월 미국 CPI 발표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왔다.

헤드라인 CPI는 하락하는 모습을 뚜렷이 보였지만 이는 에너지 가격, 즉 유가 급락이 반영된 결과로 변동성이 큰 에너지, 농산물을 제외한 근원 CPI의 둔화는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다.

즉 안정되거나 과열된 양상으로까지 보이는 ‘고용지표’를 기반으로 소비가 줄지 않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서비스 물가 등이 여전히 높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미국과 한국 등 전 세계적인 같은 현상이다.

경향 신문

소비자 물가 상승률 변동 요인으로는 지난해 국제 유가 급등 이후 하락에 따른 기저 효과 영향이 꼽힌다.

지난해 국제 유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크게 상승한 뒤 하반기에는 안정 국면을 보였다.

지난해 고유가에 따른 기저 효과로 올해 상반기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전년보다 억제됐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지난해 하락한 유가의 영향으로 물가 상승률이 다시 자극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향후 국제 원유 가격에도 상승 압박 요소가 있다.

한은은 하반기 이후 중국의 리 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의 원유 수요 증가를 상승 요인으로 제시했다.

계절적 수요 등도 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소다.

주요국 경기 침체의 지속, 통화 긴축 강화의 우려 등의 리스크(위험)도 있고 불확실성이 높다는 단서를 붙였다.

세계 일보

물가 발표는 상승률에 대한 내용이 중심이다.

즉 전년도 기저효과가 크게 반영되는 지표다.

결국 지금까지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보였던 것은 전년 상반기 러일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한 데 비해 ‘별로 오르지 않은’ 결과 때문이었다.

여기에 중국의 적극적인 리오프닝 정책을 통해 원유 수요가 급증하게 되면 유가도 자연스럽게 오를 것이라는 예상까지 가세하고 있다.

세계일보한은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는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서는 이날도 말을 아꼈다.

올해 최종 물가상승률이 3% 안팎에서 목표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한은 예상대로 물가가 움직일 지도 불확실한 요소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연말 이후 물가상승률이 충분히 (전망에) 수렴한다는 증거가 있다면 인하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상황에서는 물가상승률이 3%에 도달하는 것도 확인해야 하므로 금리인하는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세계일보물가가 안정되지 않는 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커녕 금리 인하를 논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무엇보다 금리 인하는 금융기관의 조달비용을 낮추게 되고, 이는 곧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추는 효과도 불러일으킨다.

그렇다고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까?매일 경제이 총재는 “가계 대출 증가세를 유의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는데 다만” 딜레버리징은 중장기 과제”로서 “단기적으로 가계 부채 비율을(하향)조정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덧붙였다.

발언을 종합하면 이 총재는 가계 부채가 더 커지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는 동의했지만 이를 금융 정책(기준 금리 관리)에서 단기간에서 잡겠다는 경우에 발생하는 가계 파산 등 부작용도 동시에 보고 중장기에 걸쳐서 조정해야 함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총재는 최근 가계 대출 증가와 함께 서울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관측되는 주택 가격 상승세에 대해서”지금은 연착륙”중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이어”현 시점에서 부동산 가격이(경향적으로) 올라가고 가계 대출이 계속적으로 증가한다고 진단하는 것은 성급하다”로서 “(지금의 연착륙 기조가)갑자기 집값이 오르고 가계 대출이 크게 증가할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프레시안가계대출은 대한민국 경제의 뇌관이다.

국제금융협회에서 발표한 ‘세계부채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한국이 102.2%로 조사 대상인 34개국 중 1위에 랭크될 정도로 위험한 수준에 달했다.

지난해부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긴축금융으로 디레버리지를 지속해왔고 가계대출도 줄어드는 효과를 보였지만 자산시장 분위기가 급반전하면서 2023년 1~5월 기준 전년 대비 48%나 뛰었다.

그중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3월부터 전년 동기 대비 70~90%까지 늘어나는 등 다시 주택시장으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일례로 강남구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지난 4월 말~5월부터 매매, 전세 상승률이 급격히 상승 반전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강남구뿐만이 아니다.

강남 3구로 불리는 서초, 송파 역시 지속 상승 중이고 용산, 마포 등 일부 지역 역시 상승세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정부와 한국은행에서는 부동산 가격의 연착륙이라고 하지만 경계심은 느껴진다.

그렇다고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를 감안했을 때 기준금리 인상으로 뇌관을 건드릴 수도 없는 일이다.

진퇴양난은 따로 없다.

금리를 올려야 되는데 금리를 올릴 수 없는 상황강남구뿐만이 아니다.

강남 3구로 불리는 서초, 송파 역시 지속 상승 중이고 용산, 마포 등 일부 지역 역시 상승세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정부와 한국은행에서는 부동산 가격의 연착륙이라고 하지만 경계심은 느껴진다.

그렇다고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를 감안했을 때 기준금리 인상으로 뇌관을 건드릴 수도 없는 일이다.

진퇴양난은 따로 없다.

금리를 올려야 되는데 금리를 올릴 수 없는 상황머니투데이최근 시장금리 상승은 한은의 통화안정증권 발행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한은이 통화량 조정(축소)을 위해 통화안정증권 발생을 늘렸다.

지난달에만 17조6000억원 규모의 통안증권을 발행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과도하게 하락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떨어지자 한은이 시장에 개입한 것이다.

발행이 늘면서 통안증권 가격이 하락(금리 상승)했다.

한은에 따르면 5월 초 3.269%였던 통안증권(91일물) 금리는 16일 3.517%로 0.248%p 상승했다.

통안증권의 금리 상승은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등에 영향을 미쳐 채권시장 전반의 금리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머니투데이한은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대신 다른 방식으로 금리를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전반적인 채권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해 금리를 떠받치고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통화안정증권은 채권시장의 전반적인 금리와 동기화돼 있다.

이 때문에 통화안정증권 금리가 오르면 다른 채권 금리도 오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이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도 전월보다 0.12%p 오른 3.56%로 집계됐다.

코픽스 금리 상승은 이를 기준으로 하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등에 즉시 반영된다.

이날 기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를 준거로 하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21~6.12%로 두 달 전과 비교해 상단이 0.27%p 올랐다.

머니투데이금리가 오르면 은행 조달 비용도 높아진다.

이는 곧바로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반영되는데 최근 코픽스 금리가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도 지속 상승하고 있다.

이처럼 한은은 인플레이션, 부동산 가격, 가계부채를 주시하면서 금리 인상, 동결, 인하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다만 심각한 가계부채로 인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무작정 금리 인상을 할 수도 없다.

이런 상황이 달러/원 환율에도 변동성을 더할 수 있다.

다만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로 진행하지 않으면 시장은 반대 방향으로 베팅하게 되고 달러/원 환율도 다시 상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