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추천은 다음 기회에) <야차>_전혀 멋없는 이런 폼썬폼사

<야샤> (Yaksha : Ruthless Op erations)

관람일시: 2022년 4월 9일 관람경로: 넷플릭스 관람평점: ★

나현 감독의 영화 ‘야차’를 넷플릭스로 관람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에요. 최근 넷플릭스에서 한국 콘텐츠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인데, 이 영화 야차가 한동안 그 위상에 제동을 걸지 않을까 싶어요. 출연한 배우들의 면면은 꽤 괜찮은 편입니다.

배우 설경구를 비롯해 오징어 게임에서 끝까지 배우 이정재와 맞붙었던 배우 박혜수, 여기에 배우 이엘과 송재림, 양동근이 합류했고 아이돌 그룹 출신 배우 진영까지 가세했으니 출연자들만 봐도 일단 눈길이 갈 겁니다.

그런데 이 배우들을 데려와서 도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뻔한 스토리에 진부한 설정, 그리고 너무 평면적인 선과 악의 대결로 인해 이 훌륭한 배우들의 출연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죠. 왜 이런 작품을 넷플릭스에서 부담 없이 오리지널로 밀고 나가게 된 걸까요? 아무리 한국 콘텐츠에 공격적으로 투자한다고 해도 진입장벽이 결코 낮지는 않았을 겁니다.

배우들은 단지 예전에 자주 봤던 스파이, 공작, 작전 등이 키워드인 작품을 통해 미리 예습하고 연기하면 됐다고 생각해요. 특별히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깊이 연구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죠.

줄거리 중국의 선양은 전 세계의 첩자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상상 이상의 일이 일어나는 장소입니다.

거기에는 국정원의 해외 비밀 공작을 담당하고 있는 블랙팀이 있습니다.

임무 완수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명 야차로 불리는 지강인을 선두로 홍 과장님, 희원님, 자규님, 종대가 한 팀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정원 조사 결과 지금까지 블랙팀 보고서가 모두 가짜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국정원은 비리를 저지르고도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간 그룹 회장 심문에 실패해 좌천된 검사 한지훈을 선양에 특별감찰관으로 파견합니다.

도착해서 블랙팀을 쫓아다니다 보면 자신의 성격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는 것을 보고 지훈은 경악하게 됩니다.

걸핏하면 태클을 걸면서 그들의 공작을 방해하지만 지강인(야차)과 블랙팀은 지훈이 그렇든 그들만의 방식으로 공작을 진행합니다.

따라다니다 블랙팀의 진짜 임무를 알게 된 지훈. 이 공작에는 북한과 중국뿐 아니라 일본까지 얽힌 상당히 심각한 비밀공작이었습니다.

시대에 전혀 맞지 않는 낡은 각본과 연출이 영화 야차는 영화 프리즌에서 어느 정도 자신의 이름을 알린 나현 감독의 차기작이에요. 프리즌 전에도 큰 작품의 각본을 맡아 작가로서 감독보다 입지를 공고히 한 인물이었어요. 극본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그가 이 영화 야차를 연출했으니 그를 아는 관객이라면 아니 도대체 왜?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어느 정도 첩보 관련 영화를 섭렵해 각본을 쓴 것 같은 진부하고 기시감 없는 각본은 그렇다 치고, 나현 감독이 이를 그대로 연출했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을 정도니까요. 각본이 이렇다 보니 아무리 연출을 해도 손바닥을 치기도 어려웠을 텐데, 뭐 이건 완전히 1980년대의 <영웅본색> 수준이에요. 영웅본색은 1980년대에 나와 당시의 신선함으로 환호라도 받았는데, 이 영화 야차는 2022년도 작품입니다.

이런 할 수 없는 이야기와 연출로는 절대 환영받지 못하는 시대입니다.

전 세계가 다 보는 넷플릭스에 이런 작품이 한국 콘텐츠로 게재되다니 저는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배우들은 죄극 속에서 야차로 불리는 지강인을 비롯해 시종 강한 사투리로 분위기를 가다듬는 재규, 뭔가 좀 멋있어 보이려는 종대, 이 세 캐릭터를 맡은 설경구 송재림 진영은 어차피 배우라는 직업이 멋있기 때문에 이런 연기는 어렵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정도가 좀 심한 편입니다.

앞뒤 맥락을 전혀 볼 수 없는 이 작품 속에서 폼 잡기 편하셨을 텐데, 그렇죠.연기를 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진심으로 궁금할 정도입니다.

배우 박혜수가 맡은 한지은 검사 캐릭터는 정의와 원칙을 내세워 완고하게 블랙팀에 수시로 일갈하는데, 이것이 정말 정의로워 보이거나 멋있어 보이기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민폐 캐릭터로 일관하는 사람들에게 수시로 고구마를 안겨줍니다.

배우들의 면면은 정말 좋았는데, 이 배우들을 이렇게밖에 활용하지 못하는가 싶어서 영화가 끝날때쯤이면 기분까지 나빠진 영화 <야차>입니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국내 신작에 대한 느낌이 적어도 평타 이상이었지만 이번에는 크게 흔들릴 것 같네요.